조선 후기 개혁군주 정조는 수원을 중심으로 조선의 문예부흥과 개혁을 꿈꾸었다. 그리고 200여년이 지난 지금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을 인문학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인간’은 사라지고 오로지 ‘물질’만이 권능의 자리에서 호령하는 이 시대에 수원에서는 ‘사람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새생명 탄생을 넘어 사람이 소중한 곳, 쉬즈메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병원(원장 이기호)이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쉬즈메디 산후조리원 3층 프라우디홀에서는 쉬즈메디와 한신대학교 한국사학과가 함께 마련한 인문학 아카데미 ‘한국사 교실’ 첫 강의가 열렸다.

이날 강의는 병원 고객뿐 아니라 수원시민 70여명으로 홀이 가득찼다. 이들은 “병원에서 인문학 강의라니?”하며 의아해 하면서도 기대감으로 다소 들뜬 표정이었다.

1시간 걸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왔다는 주부 양영래씨(57·화성 봉담)는 “쉬즈메디에서 음악회도 열고,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평소 역사에 관심이 있었는데 병원에서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는 안병우 한신대교수가 ‘역사와 집단 기억, 그리고 개인의 삶’을 주제로 진행했다. 인문학 아카데미는 1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상반기(7월4일까지)에는 14번의 강의가 마련됐으며, 격주로 열린다.

강사진은 안병우·이남규·권오영 한신대 교수를 비롯해 이형원 한신대 박물관 연구원, 송호정 한국교원대 교수, 임기환 서울교육대 교수, 하일식 연세대 교수, 송기호 서울대 교수, 정해은 장서각 선임 연구원,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 임경희 목포해양박물관 학예연구사 등 11명의 현직 교수들로 구성, 선사시대부터 조선까지 한국사 및 동아시아 속 한국의 역사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이기호 원장은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지역주민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쉬즈메디 인문학 아카데미를 통해 우리의 역사 알아가기를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좌는 무료이며, 전화(031-231-7320)로 신청하면 된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쉬즈메디의 마음은 이번 리모델링 공사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병원에서 가장 큰 변화는 거동이 불편한 산모들을 위해 진료 동선을 최소화한 점이다.

산부인과 건물과 소아청소년과 건물로 나뉘어져 있던 것을 연결통로를 설치해 건물 안에서 양쪽 건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종 검사, 상담을 한 층에서 할 수 있도록 모든 진료실과 검사실을 한 층에 배치했다.

또한 분만실은 진통부터 분만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가족분만실을 기존 1개에서 4개로 확충했다. 이와 함께 모든 산모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태아감시장치(Centeral monitoring)와 이동식 PC를 설치했다.

4개의 가족분만실에 설치된 태아감시장치와 이동식 PC는 각 분만실에 있는 산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도록 해주며, 분만실 내에 응급상황을 대비해서 수술시설을 갖춰 실시간 대처가 가능해졌다.
뿐만아니라 쉬즈메디에는 곳곳에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병원은 김봉태 작가의 ‘Dancing Box’를 비롯한 네 작품과 김영주 작가의 ‘신화’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각 층에 배치했다.

오는 3월에는 인공수정, 시험관아기를 위한 난임클리닉과 내과 증설과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입원실이 완공될 예정이다. 문의 (031)230-7300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