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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일보 2014-03-17

    분만의 자연주의 : 자연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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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만의 자연주의 : 자연 출산
    2014년 03월 17일 (월)
       
     

    ‘자연출산‘이란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임신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낯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니다. 2012년 모 방송국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이후는 가임기 여성분들은 거의 상식으로알고 계십니다.
    임산부 사이에서는 ‘굴욕 3종세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모·관장·내진. 제모란 분만시 회음부근의 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회음절개를 넣기 위해서 합니다. 관장이란 약을 넣어서 인공적으로 설사를 유발하여 장을 비우는 것으로 특히 직장쪽의 변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역시 태아의 머리가 분만될 때 변이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내진은 분만 중에 아기가 얼마나 잘 내려오는지 손가락을 넣어서 확인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편한 사실들에 대해서 산모님들은 ‘굴욕‘이다 라고 표현하셨지만 그 이면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음에 대한 분노라고 봐야 합니다.
    ‘자연 출산’이란 마취제, 촉진제, 제모, 관장, 회음절개, 내진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아기를 낳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기존의 자연분만에서 의료진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것들이 ‘자연 출산’에서는 배제됩니다. 어떻게 기존의 분만 방법에서 필수라고 여겨지던 것들이 없이 안전하게 분만이 될 수 있을까요? 가능하기나 할까요? 하지만 가능합니다. ‘자연 출산’에서는 가능합니다.
    ‘자연 출산‘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미셀 오당 박사의 저서 ‘농부와 산과의사’, 르봐이예의 ‘폭력없는 탄생’ 등은 자연출산의 고전으로 여겨집니다. 수중분만을 처음 도입한 분이 오당박사입니다. 어찌 보면 ‘자연 출산’은 새로운 것이 아닌 재발견입니다. 산부인과 병원이 일반화 되기 전에는 조산사와 조산원이 있었으며 또 그 이전에는 마을마다 산파라는 것이 있었으니까요.
    ‘자연 출산’은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전체적인 진통의 시간은 길어집니다. 하지만 그 결과 회음부가 자연스럽게 아기의 머리에 적응을 하게 됨으로써 과격하게 파열이 되는 일이 거의 없게 됩니다. 기존 분만과 다르게 아기 머리가 여성의 회음부에서 보이기 시작하고 나서도 몇 시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아기가 엄마 몸 밖으로 완전히 빠져 나오면 탯줄을 그대로 매단 채 엄마 가슴위에서 휴식을 취하게 해 줍니다. 막 태어난 아기의 배꼽에 연결된 탯줄에는 아직도 태맥이 있습니다. 이것을 만져보는 부모들은 너무나 신기하고 또 생명에 대한 신비감을 맛볼수 있습니다. 이렇게 태어나서 케어를 받는 아기들은 놀랍게도 거의 울지 않으며 미소까지 짓기도 합니다.
    현재 자연 출산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병원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과거의 수중분만이나 그네분만 등등의 일회성 유행처럼 검색창에는 버젓이 링크를 걸어놓고선 실지로는 하지 않는 병원도 있더군요. 물론 현 우리나라 보험수가의 현실에서 제대로 된 자연 출산을 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환자분곁에서 몇시간을 1:1로 돌볼수 있을까요? ‘자연 출산’을 하겠다고 하는 것 조차 대단하다고 할까요.
    ‘자연 출산’의 한계도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분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산모님과 남편분의 의지이겠지만, 임신 중에 체중이 많이 늘어나면 힘듭니다. 임신 기간 내내 세심한 관리가 정말 필요합니다. 어쩌면 ‘자연 출산’을 해내는 산모님들은 대단한 통과의례를 거치시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산모 개인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출산 환경도 중요합니다. 무수한 위험한 상황에 대한 경험이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의 분만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출산이라는 것이 일생일대의 위험한 과정이라기 보단 가족 최대의 안전한 축제가 된 현재에서는 병원이라는 안전핀에 기대어야 합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안전함을 기본적으로 구비한 병원에서 ‘자연 출산’을 하는 것이 산모와 아기를 위한 최선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병원은 이러한 분만에 대한 타성에 얽매이지 말고 긍정적으로 ‘자연 출산’을 도입하는 것이 산모와 가족들에게 큰 행복을 선사하면서 답보상태의 출산현실에서 경쟁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박성재 쉬즈메디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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